영어와 한국어, 사투라외 표준어는 평등하다, <모든 언어를 꽃피게 하라>
쉽고 재미있게 잘 읽힌다. 그러나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언어인 영어를 모국어로 삼은 저자가 '언어의 자유시장' 정도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니 다소 배알이 꼴리는 부분도 있다. 모든 언어를 꽃피게 하라로버트 레인 그린 지음·김한영 옮김/모멘토/498쪽/1만9000원 뼈째회, 늘찬배달, 누리사랑방, 교감지기, 똑똑전화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원을 살피면 그 뜻이 짐작가는 것이 있기도 하고, 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단어도 있다. 이 말들은 각각 세꼬시, 퀵서비스, 블로그, 솔 메이트, 스마트폰 등에 대해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순화어’다. 아름다운 고유어를 널리 쓰이게 하겠다는 의도야 이해하지만, 언어는 언중에 의해 사용되어야 언어다. 순화어로 제시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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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3가지 시선, <지속의 순간들><한번은><전쟁교본>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이번엔 사진에 대한 책 3권을 잇달아 읽었다. 시작은 제프 다이어의 (사흘)이다. 영국의 작가 제프 다이어는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번역되지) 않은 사람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뒤늦지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유명한 보르헤스의 '어느 중국 백과사전' 분류를 인용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20세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임의로 분류하고 해석한다. 그렇다. 그것은 분명 '임의'다. 누가 폴 스트랜드, 워커 에반스, 도로테아 랭, 안드레 케르테스, 다이앤 아버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을 작가별, 시대별이 아니라 눈먼 거지, 손, 벤치 등의 소재를 다루는 방식으로 분류해 해설할 생각을 했겠는가. 다이어는 자신의 영감 넘치는 해석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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