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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기자와 작가, '헤밍웨이의 말' 어니스트 헤밍뭬이 말년의 인터뷰들을 묶은 '헤밍웨이의 말'(마음산책)을 읽다. 소문난 플레이보이이자 낚시광, 사냥꾼, 투우애호가, 기자, 작가였던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쿠바의 거처에서 글을 썼는데, 좀처럼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 헤밍웨이는 1954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 중의 비행기 사고를 당했다.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그의 건강은 이후 쇠퇴일로였다. '헤밍웨이의 말'에 실린 인터뷰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헤밍웨이가 나이보다 늙어보인다는 점이었다. 비행기 사고로 인한 부상 때문에 그럴 것이고, 에너지를 젊은 시절에 모두 쏟아부어버렸기 때문에도 그럴 것이다. 7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2시간 공연을 거뜬히 소화하는 믹 재거 같은 괴물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한평생 쓸 수 있는 정력에는 한계가 .. 더보기
냉소적인 부음, 소녀 수집하는 노인(+10가지 글쓰기 팁) 조이스 캐롤 오츠(1938~)의 단편집 을 읽다. 살아있는 미국 작가 중 매우 각광받는 인물이라고 하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해도 도박 사이트에서 10위권 내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섯 편의 단편은 모두 영미권 문학 대가의 말년을 상상해 그리고 있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손에 의해 요리된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마크 트웨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헨리 제임스, 에드거 앨런 포, 에밀리 디킨슨. 디킨슨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다. 내가 '요리'라고 표현한 건 이유가 있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각 작가의 작품 혹은 삶에서 영감을 얻어 그들의 말년을 재현했다. 책을 읽기 전이라면 이것이 앞선 대가들에 대한 오마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막상 읽으면 조이스 캐롤 오츠가 그린 그들의.. 더보기
예술적 영웅들과 벌이는 연애 대결, <미드나잇 인 파리> 쉬는 날 운좋게도 언론 시사회가 있었다. 개봉 하면 보러 가게될 확률이 90% 이상인 이 영화를 미리 볼 기회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았다. 포스터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헐리우드 각본가 길이 약혼녀 이네즈, 그녀의 부모와 함께 파리 여행을 온다. 그런데 길과 이네즈 집안은 뭔가 좀 안맞다. 길은 비록 몸은 할리우드에 있지만 마음은 파리에 머물고 싶어한다. 조금씩 소설을 밀고 나가지만 자신의 재능에 확신은 없어 보인다. 비맞으면서 산책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는 70% 정도 현실에 발목 잡혀 있으나 여전히 보헤미안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반면 이네즈 가족은 현실적이다. 조금 경멸적인 의미에서의 전형적 미국인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은 미국 바깥에서 살 생각이 전혀 없다. 파리는 그저 값비싼 골동품 가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