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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여중생 단상

오늘 아침 출근길, 정동길을 걷다가 여중생들의 무리에 섞였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도 나왔던 그 '조그만 교회당'에서 교복을 입은 예원학교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 교회에서 무슨 행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묵묵히 걷는데 특이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중생들이 둘셋씩 짝을 지어 걷고 있었다는 것, 마치 떨어지면 영영 이별이라고 생각이나 하늗듯이 손을 꼭 잡고 걸었다는 것, 세 명의 경우 서로 허리에 손을 두르고 걸었다는 것.

난 중학생 때 다른 이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걸은 적이 없다. 다른 남학생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셋씩 짝을 지어 꼭 붙어다닌 적도 없다. 

여중생들 사이엔 무엇이 있기에. 다른 누군가가 그 셋 사이에 끼어들면 어떻게 되기에. 셋은 과연 공평한 감정을 나누고 있을까. 그들은 어쩌다가 짝을 이루게 됐을까.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신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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