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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철학자와 테러리스트의 만남: 사르트르와 바더의 경우 트위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계신 JS가 한 젊은 논객에게 "영어 공부를 하라"고 권한 코멘트를 읽었다. 그렇다. 나도 한때 짧게나마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영어 강의를 한 학기에 4개씩이나 듣던 몸이다. 번역본이 실하지 않단 이유로 이나 같은 소설을 원문으로 읽던 몸이란 말이다. 영어 텍스트를 능란하게 읽을 수 있으면(그리고 쓸 수도 있으면), 인식의 지평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돌아보니 고만고만한 한글 텍스트만 너무 많이 읽어왔다. 어디선가 가라타니 고진이 일본어로 번역된 텍스트만 줄창 각주로 다는 것을 보고 일본학계의 성취라든가 자신감에 대해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한국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은 누가 좋은 텍스트를 번역해주는 사람도.. 더보기
혁명의 열망과 뒤끝, <적군파> 적군파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임정은 옮김/교양인/388쪽/1만6000원 언젠가 일본 여행 중 우연히 경찰서 앞을 지나던 중 빛바랜 지명수배자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흑백 사진 속 인물들은 수십 년 전 유행했을 법한 촌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한 채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이미 체포된 듯 스티커로 얼굴이 가려졌다. 지명수배자들은 모두 일본적군 소속이었다. 한때 이 포스터는 일본의 국제 공항 내 모든 출입국 관리소에 붙어있었다고 한다. 적군파는 이제 역사 혹은 좌파 운동에 관심있는 이들이나 기억하는 이름이 됐다. 지명수배자들은 체포돼 형을 살고 있거나,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거나, 죽었다. 는 일본 급진 좌파 운동을 오랜 기간 연구한 미국의 사회학자 퍼트리샤 스테인호프가 쓴 책이다. 19.. 더보기